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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의 상연(박지현 이자지급방법 , 왼쪽)과 은중(김고은). 넷플릭스 제공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저는 이름을 잘 외우는 편이 아닙니다. 아무리 재미있게 본 드 전세담보대출문의 라마나 영화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기억날 듯 말 듯 어렴풋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제게도 ‘이 이름은 안 까먹겠다’ 싶은 주인공이 이따금 나타나곤 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의 류은중(김고은)과 천상연(박지현)이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아, ‘상학’(김건우 혹은 김재원)이도요.
제목부터가 <은중과 상연>이어서일수도, 극 중 인물 퇴직급여충당금 들이 유난히 서로의 이름을 자주 부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알게 된 탓이 큽니다.
자기만 아는 수치심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그래서 자존심을 부리는 모습은 어떠한지, 그러다 사과를 할 때는 또 어떤 얼굴을 하는지. 시리즈는 TV 드라마로도 드물어진 15회라는 긴 시간 동안, 느린 호흡으로 인물 미국 대학원 들의 10대부터 40대까지를 담습니다. 주인공의 은중과 상연의 빛나는 장점보다는 이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모난 점을 뭉근하게 비춥니다. ‘왜 저럴까’ 답답하다가도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순간 알게 됐습니다. ‘아, 이 이름들을 잊을 수 없겠구나’ 하고요.
은중과 상연도 서로에게는 그런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한 때 “천상연 빼고는 내 인생 씨티캐피탈채무통합 을 설명할 수 없다!”고 은중이 말했을 정도죠. 하지만 10대 때부터 시작된 둘의 우정은 따스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든 잘하고 새침하고 예쁜 부잣집 딸 상연을 은중은 부러워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사랑받고, 받은 사랑을 또 퍼줄 줄 아는 은중을 상연도 부러워했습니다. 동경의 이면에는 질투와 열등감이 늘 도사리고 있었죠.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0/khan/20250920080118324hpuk.jpg" data-org-width="1200" dmcf-mid="y4B54vSgC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0/khan/20250920080118324hpuk.jpg" width="658">
<은중과 상연>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10대와 20대에는 학교에서, 30대에는 일터에서 얽히고설켰던 두 사람은 결국 40대에는 서로를 없는 셈 치고 살게 됩니다. 그러던 마흔셋의 어느 날. 은중을 찾아온 상연은 대뜸 자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며 조력사망을 위한 스위스로의 여정에 동행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은중은 가혹한 부탁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절교한 사실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달라’는 부탁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시리즈는 유년기부터 둘이 쌓아온 역사를 되짚으며 그게 가능한 우정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새요?>와 JTBC <사랑의 이해>의 조영민 감독과 SBS <달콤한 나의 도시>,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을 쓴 송혜진 작가가 만난 작품입니다. 섬세한 인물 표현으로 잘 알려진 감독과 작가죠. <은중과 상연> 속 인물들의 감정은 한 번에 폭발하는 게 아니라 한 겹씩 느리게 쌓입니다. 너무 다른 두 친구가 왜 서로에게 끌렸는지, 그러나 왜 부딪힐 수밖에 없는지를 입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20/khan/20250920080119710nkxg.jpg" data-org-width="1200" dmcf-mid="WDPNyeRuT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0/khan/20250920080119710nkxg.jpg" width="658">
<은중과 상연>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고은과 박지현은 인물들의 나이대를 마치 진짜처럼 연기합니다. 20대 대학생 때는 풋풋하고, 40대의 모습에서는 연륜이 느껴집니다. 10대를 맡은 아역들도 출중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필름 카메라와 PC 통신 등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소재가 자아내는 아련한 분위기는 덤입니다.
지난 1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인데도 <은중과 상연>을 보고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매 편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되기는 합니다. 그 점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배속 재생하지 않고 한 편씩 천천히 아껴보게 될 시리즈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복잡하고도 진한 우정의 맛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마음 알 것 같아’ 지수 ★★★★: 섬세한 연기, 대사, 연출로 몰입할 수밖에 없다
‘또 싸우겠네’ 지수 ★★★★★: 둘이 사이가 좋을 때도 어째 불안- 불안하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