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의 ‘소리그림’은 ‘셀럽 전시’의 하나로 소비해버리기보다 소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방법론의 도출이라는 성과로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승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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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는 정말 다양한 리그가 있는데 최근에는 ‘셀럽 미술’이라는 새로운 리그가 생긴 듯하다. 조영남을 필두로 김창완, 하정우, 솔비, 박신양, 구혜선 등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연예인들이 화가로도 활동하면서 미술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얼마 전에는 내가 아는
모바일릴게임 유일한 연예인 김수철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관 전시를 한다기에 오프닝에 다녀왔다.
기타든 음악이든 모두 독학으로 깨우쳤듯이, 미술학교는 근처에도 가본 적 없이 미술도 독학으로 작업한 그의 작품은 정말 다양했다. 혼자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다보니 숱한 시행착오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전시된 작
모바일바다이야기 업의 상당수는 김수철의 피나는 노력의 흔적을 보여준다. 그런데 제도권 미술의 밖에서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배경에서 시작한 그와 같은 이방인은 때로 일반적 미술전시에선 전혀 보지 못한 새로운 작업을 하기도 한다.
악보 같은 그림
김수철의 전시 제목은 소리를 다루는 전문가의 전시답게 ‘소리그림’이었다. 포스터에 실린 작품은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인물의 프로필에 퍼져나가는 음파를 표현해 ‘소리그림’을 직역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간 외부에 말한 적은 없지만 30년 화업이라는 작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눈에 붓 터치가 무르익은 걸 알 수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는 입구 벽면에 빠른 붓질로 드로잉한 인물은 바로 김수철 자신을 그린 거구나 싶게 장난기 가득한 본인의 특징을 잘 포착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했다. 역시 예술인의 끼는 어디 안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참 애썼다 싶은 기분으로 전시장을 구경하는데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있었다. 작은 색드로잉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한 작업들로, 붓질이 어설프지 않을 뿐 아니라 색감도 세련됐다. 무엇보다 어디서 본 적 없는 작업이라 한눈에 들어왔다.
내게 김수철은 국악
사이다릴게임 의 현대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작곡가로, ‘못다 핀 꽃 한 송이’나 ‘치키치키 차카차카’ 등의 히트작을 남긴 유명 가수보다는 ‘서편제’ ‘기타산조’ ‘팔만대장경’ 등 국악 작품의 작곡가로 각인돼 있다. ‘팔만대장경’은 국악의 현대화를 위해 국악기와 양악기를 한데 모은 혼성 관현악단을 동원해야 하는 대작이다. 그런데 김수철의 이채로운 색드로잉 작업을 보면서 왠지 그에게 이건 일종의 악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음악은 7음계를 중심으로 12개의 음높이가 모두 균등한 평균율을 사용한다. 반면 국악은 5음계를 사용하는데 음높이가 일정하지 않고 미세하게 다르다. 또한 서양음악이 3/4, 4/4와 같이 일정한 ‘박자’의 규칙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국악은 박자가 아니라 중모리나 자진모리와 같은 ‘장단’을 사용하며 사람의 호흡을 따라 밀고 당기는 여유가 있다. 서양 악보는 기본적으로 음의 높이와 길이를 적을 수 있지만, 악기와 연주자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을 적을 수는 없다. 국악은 정확한 기보 자체가 어려워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전수하는 구전심수(口傳心授)의 방식에 주로 의존했다.
양악기와 국악기를 모두 사용하는 김수철의 현대화된 국악의 경우에는 양악기와 국악기의 소리색을 일일이 직접 귀로 들어가며 매칭해줘야만 해서 단순히 악보를 적는 것과 달리 손과 시간이 하염없이 들어간다. 음악은 작곡가가 곡을 만들고 연주자가 연주해야 최종적인 소리로 완성된다. 그래서 김수철은 모든 음악을 스스로 작곡하고, 대부분 직접 연주하고 노래 부르며, 연주곡인 경우 자신이 직접 지휘해 작곡과 연주를 합친 최종적 소리를 만들어낸다. 반면 그림은 그려진 그림 자체가 최종적인 완성형이다.
음악과 미술이라는 장르 사이의 이런 차이가 음악인 김수철을 미술로 이끌었으리라 추측해본다. 특히나 악보에 적을 수 없는 국악의 음계와 장단, 그리고 국악기의 음색 등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소리를 마땅히 기록할 길 없는 답답한 심정에서 자연스럽게 붓이라도 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작은 색드로잉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한 김수철의 작품은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 높낮이와 서로 다른 박자, 그리고 음색을 안료의 색과 굵기와 모양을 달리해 형상화한 일종의 악보라고 할 수 있다. 이승현 제공
음과 색은 둘 다 진동이다. 우리 귀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초당 100번에서 8천 번 사이 음파의 진동인데, 색은 초당 조 단위의 전자기파의 진동이어서 음보다 훨씬 미세한 구분이 가능하다. 즉, 표현의 해상도가 훨씬 높다. 직접 악기마다 소리를 들어 비교해야 했던 음색의 기입은 따라서 물감의 색을 통해 간접적, 유비적으로라도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내 눈길을 끌었던 일종의 음색 조견표 같은 작업은 김수철이 그토록 애썼던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 높낮이와 서로 다른 박자, 그리고 음색을 안료의 색과 굵기와 모양을 달리해 형상화한 일종의 악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마치 우리 전통의 색동저고리를 보는 듯해서, 평생을 우리 가락의 현대화를 위해 정진했던 음악인이 미술에서 도달할 만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방법론
미술은 그동안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 전 예술 장르의 벽을 허물어왔다. 그런데 이번 김수철의 작업은 거꾸로 음악이 그린 미술이다. 어떤 의미에서 음악도 미술도 모두 컴퓨터로 가능해진 시대에 소리의 진동이든 색의 진동이든 모두 비트의 조합이라면, 미술로 음악을 하는 것뿐 아니라 음악으로 미술을 하는 등 장르 간 호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칸딘스키를 비롯해 그동안 미술인이 음악의 형상화를 시도한 사례는 많았지만, 음악인이 소리를 시각화하는 작업은 흔치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음악인 김수철의 전시는 주류 미술과는 거리가 먼, 이른바 ‘셀럽 전시’의 하나로 소비해버리기보다 음악, 즉 소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출이라는 성과로서 눈여겨볼 여지가 있다.
이승현 미술사학자 shl219@hanmail.net
이승현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증권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7년을 다니다 작은 금융자문회사를 차렸다. ‘선진’ 금융을 보급한다고 했으나 그 환상이 깨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혼자 영국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와 호텔에서 2주가량 지낼 정도로 미술에 미쳐 미술사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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